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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노트/Connect the Dots

전화위복

리얼밸류 2022. 3. 6. 22:13

순진하게도 나는 언제라도 바뀔 수 있는 '직무'만을 바라보고 회사를 결정했고, 옮긴 회사에서는 내가 원하던 일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는 내 숨을 더 막히게 했다. 무엇보다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점은 이대로 '성장'이 멈춰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이었다. 불안감이 머리끝까지 차오를 때면 당장이라도 퇴사를 해야 할 것 같았지만, 막무가내로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우선 회사 안에서 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했다. 고심 끝에 부서를 옮겨보고자 했다. 사내 분위기상 어려운 일이란 것은 알았지만, 어차피 퇴사도 각오한 마당에 시도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원하는 부서로 가지 못했지만, 다음 해에 기획부서의 충원 TO가 생기며 신사업기획팀으로 부서를 옮기게 되었다.

 

연구개발을 하고 싶었던 나에게 신사업기획은 생각조차 안 해본 일이었다. 하지만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나는 이 일을 하며 나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신사업', '기획' 모두 낯선 일이었지만, 새로운 사업기회를 고민하고 사업화를 위한 요소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많은 재미를 느꼈다.  또 CB사의 신사업은 궁극적으로 더 나은 금융시장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기에, 회사 생활이 고되어도 업무에 보람을 느끼며 버틸 수 있었다. 이렇게 재미와 의미를 느끼며 업무에 몰입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었고, 팀 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게 되었다.

 

짧은 기간 동안 여러 직무를 경험하며 배운 점은 내가 기존의 시스템을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일보다는, 새로운 시스템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일에 더 잘 몰입한다는 것이었다. 또 '내 일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한다'는 믿음이 직업을 선택하는데 있어 내게 아주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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