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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노트/Connect the Dots

선택의 계기

리얼밸류 2022. 3. 6. 22:14

신사업 업무를 하다 보니 '가설 도출과 검증, 그리고 문제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원래 하고 싶었던 연구개발과 비슷한 점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이 일을 더 잘하고 싶었다. 퇴근 후 창업, VC, 엔젤투자 관련 교육을 들으러 다녔다. 창업가, 투자자, 개발자 등 스타트업 생태계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자기만의 신념과 목적을 가지고 위험을 감수하는 그들의 모습에 동경심을 느꼈다. 그리고 그들이 입고 있는 곳이 왠지 내게도 잘 어울릴 것만 같았다.

 

스타트업에 대한 동경심과 막연한 기대감에 비례하여 현 직장에 대한 아쉬움이 커져갔다. 당시 근무하던 회사는 높은 연봉과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는 곳이었지만,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는 그리 좋지 않은 환경이었다. 신사업은 물론 조직을 위한 투자에는 필요 이상으로 보수적이었고,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노력은 늘 부서 간 감정싸움으로 끝이 났다. 

 

내가 참여했던 신사업 프로젝트도 우여곡절 끝에 기획단계를 넘겼지만, 결국 서류상으로만 남게 되었다. 진작 사업부서로 업무가 넘어가야 했지만 부서장들 사이에 눈치싸움만 반복되었고, 그 과정에서 주요 임원이 변경되면서 그 많던 회의를 통해 이루어진 의사결정이 하루아침에 번복되었다. 

 

공들인 프로젝트가 허무하게 끝이 나자 무력감이 몰려왔다. 프로젝트가 허망하게 무산된 이유를 하나하나 따져가다 보니, 이것이 몇몇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과 산업의 구조적인 한계라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언제라도 이런 일이 반복될 것 같았다. 세상에 완벽한 직장은 없는 것을 알기에 선택해야 했다. 현재를 위한 안정이냐 미래를 위한 성장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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