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생각노트/Connect the Dots (5)
To become a Fintech Specialist
퇴사 후 MBA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잠시 학교 소개를 하자면 과정의 정확한 명칭은 Digital Finance MBA이며 금융위원회에서 핀테크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자 KAIST와 함께 설립한 프로그램이다. 일반 MBA와 달리 금융과 IT 관련 과목들로 커리큘럼이 구성되어 있고, 선발 역시 두 역량을 고루 갖춘 지원자를 위주로 하고 있다. 학업에 대해 퇴사의 기회비용만큼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다. Full-Time 과정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이미 글로벌하게 검증된 양질의 강의를 저렴한 비용으로 들을 수 있는 세상이다. 그리고 사실 기술을 통한 혁신의 대부분은 학교가 아니라 현장에서 일어난다. 나는 학업보다는 학교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나만의 커리어와 성장 방정식을 찾기 위한 여러 가설을 ..
신사업 업무를 하다 보니 '가설 도출과 검증, 그리고 문제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원래 하고 싶었던 연구개발과 비슷한 점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 이 일을 더 잘하고 싶었다. 퇴근 후 창업, VC, 엔젤투자 관련 교육을 들으러 다녔다. 창업가, 투자자, 개발자 등 스타트업 생태계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자기만의 신념과 목적을 가지고 위험을 감수하는 그들의 모습에 동경심을 느꼈다. 그리고 그들이 입고 있는 곳이 왠지 내게도 잘 어울릴 것만 같았다. 스타트업에 대한 동경심과 막연한 기대감에 비례하여 현 직장에 대한 아쉬움이 커져갔다. 당시 근무하던 회사는 높은 연봉과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는 곳이었지만,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는 그리 좋지 않은 환경이었다. 신사업은 물론..
순진하게도 나는 언제라도 바뀔 수 있는 '직무'만을 바라보고 회사를 결정했고, 옮긴 회사에서는 내가 원하던 일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는 내 숨을 더 막히게 했다. 무엇보다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점은 이대로 '성장'이 멈춰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이었다. 불안감이 머리끝까지 차오를 때면 당장이라도 퇴사를 해야 할 것 같았지만, 막무가내로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우선 회사 안에서 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했다. 고심 끝에 부서를 옮겨보고자 했다. 사내 분위기상 어려운 일이란 것은 알았지만, 어차피 퇴사도 각오한 마당에 시도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원하는 부서로 가지 못했지만, 다음 해에 기획부서의 충원 TO가 생기며 신사업기획팀으로 부서를 옮기게 되었..
첫 직장을 다니며 '더 나은 곳이 있지 않을까?', '여기가 최선일까?' 수업이 되뇌었지만 답을 내리기 어려웠다. 첫 인턴 이후 바로 풀타임으로 전환이 된 것이기에 충분한 경험 데이터가 없었다. 먼저 직장생활을 경험한 학교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하였다. "경력을 살리려면 3년은 채우고 그만둬야 한다" "영 아닌 것 같으면 다시 신입으로라도 옮겨라" 다 다르지만 맞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사실 이런 문제에 정답을 말해줄 누군가는 없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마리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내 일이고 내 인생이기에, 내가 직접 경험해봐야만 안다. 직장을 옮긴다면 조금 더 '과학적인' 업무를 하고 싶었다. 그러다 신용평가모형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CB(Credit Bureau) 기업 한 곳에 지원..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직접 창업한 회사를 포함하여 총 4곳의 직장을 경험하였다. 2년 이상 근무한 곳은 단 한 곳뿐이다. 그곳에서조차 입사 1년 만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부서를 옮기며 다른 업무를 하였다. 내가 경험한 직무는 다음과 같다. 리스크관리, B2B영업, 신사업기획, VC, 창업가(?). 어쩌다 이렇게 중구난방 한 커리어를 쌓게 된 것일까. 나는 학부에서 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하였다. 수학적 방법론을 통해 사회현상을 모델링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재미있었다. 계량경제학을 수강하며 프로젝트를 위해 밤새 몰입했던 시간들이 진로 선택에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졸업 후 곧바로 대학원에 가고 싶었지만 개인 사정상 취업을 해야 했다. 자연스럽게 관련 수요가 많은 금융권을 목표로 취업을 준비하였다. '금..